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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정삼영 교수 "헤지펀드는 라면의 스프같은 존재"

'헤지펀드=투기자본' 왜곡된 인식 바꿔야 자본시장 발전위해 헤지펀드 순기능 필요

[경제투데이 최영수 기자] “헤지펀드는 라면의 수프 같은 존재입니다. 맛있다고 스프를 몇 개씩 넣는다면 먹을 수 없겠죠. 여러가지 스프를 통해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듯이 헤지펀드 본래의 순기능을 살리는 게 중요합니다.” 정삼영 교수는 미국 롱아일랜드 경영대학 재무분야 교수이자 펀드매니저로서 직접 활동하고 있으며, 헤지펀드 전문가 양성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제대안투자분석가협회(CAIA)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그가 이번에 방한한 것은 해군 창설의 주역이자 3대 해군참모총장을 역임했던 그의 할아버지 고(故) 정긍모 제독 때문이다. 해군이 그를 기념해 만든 신형 군함 '정긍모함' 진수식에 초청되어 한국을 다시 찾은 것이다. 정 교수를 만나 최근 금융위원회가 연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헤지펀드'에 대한 그의 철학과 소신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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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는 미국 롱아일랜드대학 정삼영 교수/사진=김유근 기자 ◆"획일적인 규제는 실패한 일본 따라가는 것" 정 교수는 우선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헤지펀드를 도입이 필수적이지만 그에 앞서 '헤지펀드=투기자본'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헤지펀드는 결코 투기자본이 아니라 다양한 투자수단에 분산투자함으로써 철저한 리스크관리를 통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게 본래의 철학”이라며 “도입시기나 규제수준을 논하기 전에 올바른 인식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일각에서 헤지펀드가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라고 지적하곤 하는데,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면서 헤지펀드 역시 큰 피해를 본 것이지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헤지펀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정부에도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정부가 헤지펀드를 도입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획일적인 규제"라며 "그것은 일본 정부의 실패한 정책을 그때로 따라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레버리지(차입) 비율을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헤지펀드의 본질을 모르는 것"이라며 "동일한 레버리지 비율이라도 투자수단에 따라 실제 리스크는 전혀 다른 만큼 일률적인 레버지리 규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어 "예를 들어 우리나라 사람들의 키가 각자 다른데 평균 키가 얼마이니 중간 크기의 옷을 똑같이 입으라면 되겠느냐"면서 "옷을 입는데 평균키는 중요하지 않듯이 레버리지비율도 평균적인 수치는 의미가 없고, 관리할 수 있는 레버리지비율은 모두가 건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 자격에 대해서도 “현재 최소가입금액 5억~10억원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는데, 이처럼 최소가입금액을 기준으로 규제하는 방식은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처럼 순자산을 기준으로 제한하는 방식이 본래 헤지펀드의 취지에 맞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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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투데이와 인터뷰하고 있는 미국 롱아일랜드대학 정삼영 교수/사진=김유근 기자

◆"조기 도입보다 제대로 도입하는 게 중요" 지금이 헤지펀드 도입 적기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부실한 헤지펀드들이 대부분 정리됐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측면에서는 이전보다 좋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내에 헤지펀드 전문인력이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어떤 국가든 (헤지펀드)전문인력을 대거 갖춰 놓고 도입한 곳은 없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금융회사들과 합작회사를 만들거나 우수인력을 스카웃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헤지펀드 전문가는 좋은 학력이나 스펙(specification)이 아니라 풍부한 경험과 통찰력, 동물적인 감각이 필요하다”면서 “이는 단기간 얻어지는 게 아닌 만큼 단기적으로는 글로벌 금융사와 합작회사를 만들거나 우수인력을 스카웃한 뒤 점차적으로 국내인력을 양성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다만 “헤지펀드는 도입 초기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나을 수도 있는 만큼 도입 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빨리 도입하는 것보다 제대로 활성화시킬 수 있는 좋은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교수는 무엇보다도 "헤지펀드의 만들어진 근본적인 배경은 분산투자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려는 것"이라면서 "본래의 취지를 잘 살리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자발적으로 성숙한 투자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약력>정삼영 교수 -美 일리노이주립대학 경영학석사(MBA) -보스턴칼리지 재무학 석사 -메사추세츠대학 경영학 박사 -롱아일랜드대학 재무학 교수(현) -美 대안투자분석가협회(CAIA) 자문위원(현)

http://www.eto.co.kr/news/outview.asp?Code=20110527071817483&ts=18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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