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땐 축복 손실땐 재앙" 레버리지는 양날의 칼
환매 제한·정보 부족도 유의해야
◆ 닻 올린 한국형 헤지펀드 ③ ◆ 많은 투자자들이 헤지펀드에 대해 "중위험 중수익을 추구한다면 주식보다는 더 안전한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 이는 헤지펀드 리스크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되는 오해다. 헤지펀드가 중위험 상품이라는 것은 시장 변동성에 대한 민감도를 말하는 것이다. 헤지펀드가 주식보다 변동성에 둔감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헤지펀드만의 독특한 운용전략이 필요하고 여기에서 자체 리스크가 생겨난다. 먼저 운용 리스크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레버리지 한도는 400%로 자기자본의 4배까지 쓸 수 있다. 레버리지는 잘 활용하면 수익률을 몇 배 이상 끌어올리는 위력을 발휘하지만 반대의 경우엔 위험을 배가시키는 '양날의 칼' 같은 것이다. 미국 롱아일랜드대 정삼영 교수는 "인류 복지에 기여하는 핵이 대량살상 무기로 돌변할 수 있는 것처럼 레버리지 역시 매니저 역량에 따라 축복일 수도 있고 재앙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둘째는 유동성 리스크다. 헤지펀드는 개별 종목 외에도 선물, 부동산 등 여러 상품군에 투자한다. 이들 상품은 그때그때 현금화가 쉽지 않다. 또 대다수 헤지펀드는 환매에 제한을 둔다. 한 번 투자하면 일정 기간은 빼내는 것이 불가능하다. 경제위기가 닥친다고 했을 때 유동성이 떨어지는 상품군에 투자한 헤지펀드는 꼼짝없이 자산가치 하락을 지켜봐야 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는 손절매 기회를 잡기가 어렵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망한 헤지펀드 중 상당수가 운용 을 잘못해서가 아니라 유동성 리스크 때문에 쓰러졌다. 끝으로 투명성 리스크를 들 수 있다. 공모펀드에 비해 헤지펀드는 투자자들에게 공개되는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공개하는가 하면 극단적으론 '금융사기'로까지 비화되는 경우도 있다. 2008년 미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메이도프 펀드' 사건이 대표적이다. 양봉진 한국투신운용 글로벌AI본부 부문장은 "정보 수집력이 떨어지는 개인투자자가 1~2개 헤지펀드에 집중 투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793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