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자산가 헤지펀드에 10% 수익 보고 5~10억 투자할만

대박 아닌 `위험분산` 이 본래 목적 국채이자보다 6~7% 높은 수익 목표 자산의 10~20% 투자하는게 바람직

◆ 닻 올린 한국형 헤지펀드 ③ ◆

"한국형 헤지펀드 최악의 시나리오가 하나 있다. 고수익 금융상품 또는 제2의 자문형 랩으로 오해돼 '묻지마' 투자가 발생하는 것이다."(나상용 트러스톤자산운용 전무) 이달 말이면 여러 자산운용사들이 '제1호' 타이틀을 내걸고 헤지펀드 상품을 시장에 내놓게 된다. 헤지펀드 시장 초기 이런저런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염려스러운 대목 중 하나가 헤지펀드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기반하지 않은 '묻지마' 투자다. 국내 투자자들의 헤지펀드에 대한 이해는 일천하다. 지금껏 접해 보지 않은 신상품이므로 모르는 것은 당연하다. 진짜 문제가 되는 것은 어설프게, 잘못 아는 경우다. 헤지펀드 실상과 일반인 인식 사이의 괴리는 주로 기대수익률에서 생겨난다. 많은 투자자들이 헤지펀드를 '위험하지만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이해하고 있다.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 등 한때 세계적 유명세를 탄 헤지펀드들의 행적이 이런 인식을 대중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나름대로 헤지펀드를 좀 공부했다는 투자자들은 "목표 수익률이 높지는 않지만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항상 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생각한다. 이른바 '절대수익'을 헤지펀드의 본질적 특성으로 보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헤지펀드는 절대수익을 내는 상품도 아니고 고수익 상품과는 더더욱 거리가 있다. 헤지펀드의 기본 전략은 '롱쇼트'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주식을 동시에 매수(롱)하고 매도(쇼트)함으로써 양쪽의 가격차이(스프레드)를 수익으로 가져가는 전략이다. 이 스프레드는 그다지 높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을 키우기 위해 '레버리지'를 활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종목이 상승하는 강세장에선 롱 포지션만 취하는 펀드를 수익률에서 앞서기 어렵다. 즉 '고수익'은 헤지펀드의 일반적 특성이 될 수 없다. 매수와 매도를 동시에 가져감으로써 시장의 변동성에 대해 중립을 지향하는 것은 맞다. 이론적으로 시장이 올라도 수익이 나고 반대의 경우에도 수익을 낼 수 있다.

KAIRI

실제 미국의 경우 다우존스와 S&P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2000~2002년 헤지펀드는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폭락장이었던 2008년 금융위기 때 대다수 헤지펀드들이 손실을 냈고 올해 급락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났다. 즉 절대수익은 헤지펀드가 추구하는 목표지만 실현을 장담할 수는 없다. 다만 변동성을 적정 수준에서 제어함으로써 손실을 최소화하고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가져간다고 한다면 이는 비교적 사실에 근접하는 얘기다. 양봉진 한국투신운용 글로벌AI본부 부문장은 "헤지펀드는 저위험 저수익 상품인 채권과 고위험 고수익 상품인 주식의 중간 지점에 해당한다"며 "채권보다는 주식 쪽에 다소 가깝지만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분류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헤지펀드는 어떤 투자자가, 어떤 목적에서, 어떤 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적합할까. 정삼영 롱아일랜드대 교수는 "국채 이자보다 6~7% 정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자산 분산을 목적으로 전체 투자자금의 10~20%를 투자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국채수익률이 3~4%임을 감안할 때 전체 목표수익은 10% 내외가 된다. 전체 금융자산이 50억원 정도 되는 투자자라면 5억~10억원 정도를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게 맞다는 얘기다. 정 교수에 따르면 헤지펀드는 그 자체로 변동성이 낮아서라기보다는 시장의 방향성과는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주식 등 다른 자산군과 함께 합쳐졌을 때 변동성 상쇄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장 위험한 것은 '몰빵 투자'다. 헤지펀드는 포트폴리오를 비롯한 펀드 내부정보를 외부에 잘 공개하지 않는다. 펀드 본연의 위험과 수익률 구조를 개인투자자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잘 알지 못하는 펀드에 금융자산의 50% 이상을 투자한다면 이는 몰빵 투자로 볼 수 있다. 100억원 부자가 20억원의 손실을 보는 것보다 10억원을 가진 사람이 5억원을 잃는 것이 훨씬 타격이 크다. 나상용 트러스톤자산운용 전무는 "초기 시장선점 경쟁과정에서 각 헤지펀드들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수익목표를 내세우고 일부 투자자들이 이에 현혹돼 몰빵 투자에 나서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1&no=793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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